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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야기] “하고 싶은 일은 하게나!
작성일 2011.11.22

“하고 싶은 일은 하게나!”

2009년 이른 가을에 8일 간의 캐나다 록키 트레킹을 마치고 뒤풀이 술자리에서 한 고객이 말씀하신다.
‘석사장. 자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나 !’ 짧지만 강한 어조의 조언은 나에게 話頭가 되어 지금껏 강하게 마음에 담겨져 있다. 이 화두는 흔히 젊은이들에게 얘기하듯이 원하는 일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고, 자신의 의지를 마음껏 펼쳐 보라는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변화에 대한 불안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어느 날 뒤 돌아 보면 나이가 들어 버렸고, 품고 있던 의지는 한 여름 밤의 꿈이 되어 버리곤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뒤로 한 채 언제까지 생각만 하고 기회만 기다리다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빠르게 시간만 흘러간다는 것을 경계하라는 화두를 주신 그 고객께 감사드린다.

몇 일전 히말라야 촐라체 봉에서 등반을 하다 1,000m 이상을 추락하여 산화한 후배들의 장례식을 조문하고 왔다. 그 후배는 몇 년 전까지 혜초에서 고객들을 모시고 트레킹 안내를 하기도 했던 산을 지독히 동경하던 청년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의 동생마저 몇 년 전 히말라야에서 등반 중에 사망했다. 또한 최근에 박영석 대장과 두 명의 젊은 산악인까지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실종되어 산악계에서는 침통한 분위기이다.

喪家에는 많은 사람들이 조문을 왔다. 혹자는 너무 무모한 등반을 하는 것이 아닌지? 후원사의 상업주의에 등 떠밀려 무리한 등반을 한 것은 아닌지? 경쟁의식이 앞선 것은 아닌지? ... 슬픔과 걱정과 안타까움으로 더 이상의 事故를 방지하기 위하여 산악연맹에서 말려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김형일과 박영석 대장과 같은 산악인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하다가 히말라야의 깊은 산속에 잠들어 버린 것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히말라야 등반은 많은 산악인들이 동경하고 있지만 강도 높은 훈련과 고달픈 준비 과정은 물론 때로는 직장과 가정까지도 포기해야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또한, 등반에는 죽음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까지는 정말 큰 결심과 실천이 요구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산악인들은 꿈만 그릴 뿐이지 실제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다.

“이 청춘을 이렇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야!” 라며 모로코 사하라 사막 마라톤 참가를 시작으로 중국 고비사막, 칠레 아타카마 사막, 이집트 사하라 사막, 남극에 걸쳐 1,051km를 완주하여 여성으로는 동양 최초이자 전 세계 세 번째 그랜드슬래머로 기록된 김효정씨는 용기 있는 사람만이 가슴 뛰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지금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산악인 박정헌씨는 히말라야에서 가장 어렵다는 에베레스트 남서벽, 안나푸르나 남벽 등을 비롯 많은 등반을 하였으며 촐라체에서는 후배와 함께 죽음 속에서 극적으로 생환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그는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그의 등반 기록과 손가락과 발가락을 모두 잃어가며 죽음에서 간신히 벋어난 초인적인 강인함과 끈기를 이제는 추억으로 하고 가족과 함께 편안한 삶을 살 것이라고 모두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패러그라딩으로 2,400km의 히말라야 하늘 길을 횡단하는 상상을 초월한 모험을 현재 강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들의 용기는 나의 안일한 혼돈에 대해 정신 차리라며 마구 흔들고 있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하게나!” 라는 화두는 나의 멱살을 잡아채어 노려보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나는 다시 人生이라는 수직의 벽 앞에 서야 한다. 끝이 없을 것 같고 눈사태와 낙석이 난무하는 불확실성의 인생의 북벽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차라리 산은 오르고 또 오르면 언젠가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제라도 있지만, 인생이라는 산은 難攻不落의 산봉우리 보다 더 어렵고 험난한 산이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넘어온 인생의 산들 역시 결코 쉽지 않은 험난한 길이였기에 이젠 安住해도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 도달한 이곳은 더 어려운 인생의 산을 오르기 위한 베이스캠프일 뿐이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위해 마음을 다지고 있는 중이다. 다시 오르기 위한 결심을 하기위해 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르려는 목표도 점점 더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그리고 어차피 정상을 오르기로 결심을 한다면 힘들고 고통스럽게 오르기 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즐기면서 최선을 다해 오르겠다. 상상을 초월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어차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