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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왜 중남미 문명은 순식간에 정복당했을까
작성자 김*묵
작성일 2019.09.23

중남미 Why? 시리즈 (5) 왜 중남미 문명은 순식간에 정복당했을까?

중남미 트레킹을 더욱 즐겁게 즐기는 방법!

중남미 트레킹 중 생기는 궁금증들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중남미 Why’ 시리즈

 

중남미 Why? 시리즈 (1) 왜 원주민들은 고산도시에 정착했을까?

중남미 Why? 시리즈 (2) 왜 우유니에는 소금이 가득할까?

중남미 Why? 시리즈 (3) 왜 아타카마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할까?

중남미 Why? 시리즈 (4) 왜 파타고니아는 바람의 땅일까?

중남미 Why? 시리즈 (5) 왜 중남미 문명은 순식간에 정복당했을까?

 

 


 

 

안녕하세요 혜초트레킹 중남미팀 김홍묵 입니다.

 

 

혜초트레킹에서는 한번 가기까지 큰 결심과 긴 시간을 보내야하기에

 

중남미 트레킹의 중간 중간 중남미를 방문할 때 꼭 들러야하는 여러 관광지들을 함께 방문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중남미 지역의 원주민 문명 유적들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중미의 아즈텍/마야 문명, 남미의 잉카문명 등이 그러합니다.

 

 

 

마야의 역법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그레고리력보다 정확하게 태양의 주기를 계산하였고,

 

치첸이사의 피라미드 부터 깊은 산속 숨어있는 마추픽추까지 거대한 건축물들은 물론

 

돌 틈새로 종이 한 장 조차 들어가지 않는 정교한 건축물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이렇게 발달되어있던 문명이 왜 그리 허망하게 무너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번 중남미 Why 에서는 아메리카대륙에서 찬란하게 피어났던 문명들이

왜 하루아침에 유럽대륙에서 건너온 소수의 정복자들에게 멸망하였는지

여러가지 원인들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무기

   철기 vs 신석기(흑요석) / 슬링 vs 화약무기

 

유럽에서도 품질 좋기로 소문난 스페인의 강철검과 갑옷은 스페인 정복자(콩키스타도르)들의 중요한 무기였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정복자들에 대항하는 원주민의 무기는 신석기 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중남미 지역에 철광석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당시 중남미 문명에서는 철광석을 제련하고 무기로 제작할 기술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원주민들은 나무, 돌로 된 무기를 사용하였습니다. 원주민들의 무기 중 가장 우수한 무기는 흑요석으로 만든 무기였습니다.

떨어진 면이 가장 날카롭기로 알려진 흑요석의 예리함은 철제 무기 이상이었지만 강도면에서 철제 무기와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 중남미 원주민의 흑요석 무기 'Macuahuitl' / 둔기 형태에 흑요석 날을 톱날처럼 이어 붙여 만듬

 


원거리 무기의 경우 스페인 정복자들은 화약 무기(총, 대포)를 이용한 반면 원주민들은 투창, 슬링, 활로 무장하였습니다.

당시의 총기는 화승총 수준이었으며 연사가 어렵고 명중률이 떨어져 원주민의 활에 비해 크게 우월하지 않았습니다.

초창기에는 화약의 폭음으로 원주민들에게 위협이 되었지만 원주민들이 적응하고 나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활 또한 아마존의 일부 원주민이 사용하는 무기였을 뿐 다수의 원주민들에게 일반적인 무기는 아니였습니다.

오히려 기록상으로는 강철 갑옷을 입은 정복자들에게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슬링이 위협적이었다고 합니다.

 

슬링은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트린 투석기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긴 끈이 달린 주머니에 돌을 넣고 원심력을 이용하여 회전시킨 후 목표에게 던지는 무기로,

원심력이 가해진 돌의 파괴력은 상대를 즉사시킬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 슬링(Sling)

 

 

 

 

  2. 전투방식(전술)

   사살 vs 생포 / 기마대 vs 보병

 

전투의 목적에서도 정복자들과 원주민들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스페인의 정복자들은 로마시대부터 이어진 수 천년의 전쟁사를 겪은 민족이었습니다.

때문에 전투에서의 승리를 위해 생포보다는 사살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정복자들은 효율적인 실전 검술과 전술을 익힌 군인 출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원주민들, 특히 아즈텍의 전투방식은 상대를 생포하기 위한 목적의 전투였습니다.

이는 상대편을 생포하여 인신공양으로 바치기 위해서와 포로의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때문에 원주민들의 무기도 상대를 베거나 찌르는 날붙이 무기보다 곤봉과 같은 둔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전투병과에 따라 전장의 승패가 결정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기마병과 보병의 전투는 기마병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본국에서부터 말을 태워 긴 항해를 하였고, 중남미 대륙에서도 기마 전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중남미에는 인간이 탑승할 수 있는 동물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원주민의 병력은 모두 보병이었고, 거대한 말이 돌진하면 속수무책으로 밟히고 치여 전열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 스페인 기병에 흑요석 칼로 맞서는 원주민

 

 

 

 

  3. 전염병

   쥐(Mouse)와 천연두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찾아 정복하기 위한 항해에 의도치 않은 불청객이 항상 숨어있었습니다.

유럽 전역에 흑사병을 퍼트려 유럽 전체인구 1/3의 생명을 앗아간 원인인 ‘쥐’입니다.

 

당시 유럽의 사람들은 비위생적인 환경과 오랜 시간 유럽 및 각지에서 전파된 질병들, 그리고 흑사병을 견뎌내고 살아난 사람들로

웬만한 전염병에 대한 면역체계가 이미 형성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신대륙인 중남미 대륙에서는 타 지역과의 교류가 적고, 전염병을 옮기는 가축들(소, 닭, 돼지 등)과 쥐가 없었기 때문에

아주 작은 전염병일지라도 심각한 대재앙으로 다가왔습니다.

 

의도치 않게 쥐들이 옮기는 천연두의 도움을 받은 스페인 정복자들은 전염병에 허덕이는 원주민들을 쉽게 정복할 수 있었지만,

너무나 많은 원주민들이 죽는 바람에 노예로 쓸 인구가 적어 아프리카인을 노예로 수입하기까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4. 외교술

돼지고기

 

마야와 아즈텍 문명의 인신공양 문화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이유까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크리스트교적 관점으로 인신공양 문화를 미개하고 야만적인 원주민 문화라고 치부하였지만

현대의 문화인류학자들에 의해 밝혀진 인신공양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당시 중남미에는 인신공양을 대체할 가축이 없었습니다. 구대륙에는 제물로 바칠 수 있는 가축들(소, 양, 돼지 등)이 있었지만

   중남미대륙에는 안데스 고산지역에서 기르던 라마를  제외하곤 가축이라 불릴 동물이 없었습니다.

 둘째로, 가축이 없다는 말은 육류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인신공양을 통해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을 공급받아 섭취하였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것이 인신공양의 주된 목적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중남미 문명의 인신공양 문화가 사라진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 정복자들이 데려온 돼지와 카톨릭으로의 개종 덕분입니다.

특히 돼지고기의 맛을 보기 시작한 원주민들은 그 맛에 빠져들었고 자연스레 정복자들에게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 마야인의 인신공양과 돼지고기

 

 

 

 

  5. 항해술

   함선 vs 카누

 

대서양을 횡단할 만큼 뛰어난 항해기술과 무적함대라고 불릴 만큼의 대(大)선단을 보유했던 스페인 정복자들에 비해

시 원주민들은 하천이나 호수를 건너는 목적으로 만든 카누정도가 유일한 항해 기술이었습니다.

 

때문에 소수의 병력으로 정복활동에 나선 스페인 정복자들은 수적 열세에 밀릴 때 그들의 함대를 이용하여 도주하였고,

원주민들은 카누로는 스페인 정복자들의 함선을 따라잡을 수도 없었으며 따라잡는다 하더라도 해상전투에 익숙하지 않아 처참히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 스페인의 함선과 원주민의 카누

 

 

 

 

 

  6. 내분

 

16세기 중남미의 국가들은 각 부족들이 연합된 부족국가 수준의 국가였습니다.

결속력이 약했던 중남미 문명은 강력한 중앙집권이 불가능하였고, 중심지역과 주변지역의 갈등이 항상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중심지역을 정복하는 스페인 정복자들을 주변지역의 부족에서 조력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중남미 문명 각각에서 일어난 내분 역시 각 문명들이 무너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유럽인들의 문명과 기술이 상대적으로 발전되어있는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수 백명에 불과한 정복자들이 수 만, 수 십만의 중남미 원주민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화약무기 등 발달된 무기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우연과 필연들이 중첩되어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이로써 중남미 Why 시리즈는 이번편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중남미 Why시리즈는 중남미를 걸으며 만나게 되는 자연과 문명들을 감상하며

왜? 어떻게? 라는 의문을 해결해보고자 여러 정보들을 직접 찾아보고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찾아본 정보와 자료들을 바탕으로 설명드린 중남미의 경관들은

모두 자연과 인간들이 빚어낸 필연이자 우연의 결과였습니다.

 

 

이렇게 우연과 필연으로 빚어진 중남미 대륙을 혜초와 함께 걷는다는 것.

 

그 것은 수 많은 우연과 필연들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어

어느 상황에서라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는 인솔자가 함께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양한 경험과 지식으로 다져진 혜초와 함께 중남미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