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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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 2026-01-05
- 출발일자 2018.08.18
일본 최고봉 '후지산'(3,776m)등정 3일
2018년 한여름, 생애 첫 해외 산행이자 일본의 영봉이라 불리는 후지산으로 향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8월 18일부터 20일까지의 2박 3일은 짧은 일정이었지만, 제 산행 인생에 있어 가장 잊지 못할 발자취를 남긴 시간이었습니다.
출발 전부터 설렘 반 걱정 반이었던 마음은 일본의 맑은 하늘을 마주하는 순간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8월의 후지산은 다행히 화창한 얼굴로 저희 10명의 일행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특히 이번 여행은 저를 포함해 특별한 인연인 2명이 함께해 더욱 의미가 깊었고, 총 10명의 동료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며 정상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산행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분은 바로 여성 가이드님이셨습니다. 섬세하고 전문적인 리딩 덕분에 고산병의 위협 속에서도 우리 일행 모두 안전하게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삭막한 화산재 길을 오르며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마다, 가이드님의 따뜻한 격려와 노련한 조언은 마치 단비와도 같았습니다.
정상을 향해 밤을 꼬박 지새우며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산행에서 그 유명한 '정상 일출'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늘의 허락이 있어야만 볼 수 있다는 후지산의 일출을 놓친 것이 못내 아쉽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아쉬움이야말로 다음에 다시 이곳을 찾아야 할 소중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일출 대신 우리를 반겨준 것은 맑은 공기와 발아래 펼쳐진 구름 바다, 그리고 무사히 완주했다는 성취감이었습니다.
산행을 모두 마치고 하산한 뒤, 우리는 가이드님과 함께 인근의 작은 선술집(이자카야)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무거운 등산화 대신 가벼운 신발로 갈아신고 나누던 시원한 맥주 한 잔은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달콤했습니다. 선술집의 은은한 조명 아래서 가이드님과 나누던 소소한 담소는 산행 중의 긴장감을 녹여주었고, 후지산의 숨은 이야기들과 서로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며 웃음꽃이 피어났습니다.
첫 해외 산행의 기억이 일본 후지산의 웅장함과 따뜻한 사람들과의 추억으로 채워져 참 행복합니다. 일출은 보지 못했어도, 함께한 10명의 동료와 멋진 가이드님과 보낸 그 시간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찬란한 태양과도 같았습니다. 이번 산행의 경험을 발판 삼아 다음에는 또 다른 세계의 산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