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4,095m)등정 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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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12.17 |
작성자 | 김*안 |
상품/지역 | 트레킹동남아/홍콩/대만 |
키나발루. 이 산은 정직하다. 설악산의 천불동이나 수렴동 혹은 구곡담계곡과 같이 수려하고 긴 절경의 계곡을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지리산이나 덕유산과 같이 장대하고도 아득한 기나긴 능선이 있는 동양적인 모습 또한 보여주지 않으며, 해발 1,800m에서 시작되는 산길을 4,095.2m의 정상(Low's Peak)까지 2,300m에 달하는 표고차를 오로지 거친 숨소리와 땀으로만 극복해 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정직한 산인가.
한 치의 에누리도 없는 9km의 힘든 오르막길을 아홉 시간에 걸쳐 오른 후 여섯 시간여에 걸쳐 내려와야 하는 그리 쉽지 않은 이 길을 하루 350여 명이라는 제한된 등반객 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선택하는 이유는 오로지 정상에서 바라보는 30여 분간에 걸친 장엄한 일출과 산 아래를 가득 채우는 광대무변한 운해(雲海)때문일 것이다. 그 만큼 땀흘린 자에게 반드시 그리고 확실하게 보답을 해 주는 산이기에 이 산은 어느 산보다 정직하다. 힘들여 오른 산에서 기대했던 일출이나 운해를 보지 못했던 적이 우리는 그 얼마나 많았던가. 반바지에 반팔로 시작된 등반이 정상을 앞두고 하루에 한 번은 꼭 있다는 세찬 소나기(스콜)를 줄기차게 맞으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 후 맞이하는 산장의 온기는 그 얼마나 따뜻했던가. 아! 그리고 적도 부근의 이슬람 국가에서, 아무리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라고 하지만 크리스마스 트리에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고, 종업원들은 산타 모자까지 쓰고 근무할 때의 그 당혹감이란......비록 산 아래 호텔에서와 같이 말구유까지 만들어 놓진 않았다는데서 안도를 해야할까......나중에서야 알았다. 말레이지아 영토이긴 하나 과거 이 지역은 영국의 지배를 받았기에 내륙지방에는 기독교(천주교, 성공회)가 많이 보급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출 산행은 이튿날 새벽 1:30분의 기상으로부터 시작된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랜턴과 두터운 옷을 입고 2:30분부터 출발. 새벽하늘에 찬연하게 흩어진 별을 보려했으나 별은 드문 드문 보일 뿐 아직은 구름의 흔적이 가득하다. 저 구름들은 일출무렵이면 사라질 것이다. 그래도 아쉽다. 산장 위로 거대하게 솟은 키나발루의 암벽을 배경으로 별사진을 촬영하려고 했었는데.... 키나발루의 정상부는 거대한 암벽구간이다. 거센 바람과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파카와 장갑까지 껴입고 덜덜 떨면서 발시려움까지 극복해야 하는거야 국내에서의 여는 산에서와 같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겠으나, 거대한 암벽의 오르막을 한 줄기 랜턴 불빛에 의지해 길을 안내하는 한 가닥 긴 흰색 로프만을 바라보며 두 시간 삼십 분을 숨차게 오르면서 난 비로소 느낀다. '키나발루'란 뜻이 이곳 원주민인 카디잔족에게 '죽은자가 존경받는 곳' 혹은 '사자(死者)의 안식처'란 의미를.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은 한 줄기 로프가 마치 영원으로 안내하는 어둠의 사자(使者)인 것 같은 착각을. 길게 드문 드문 이어져 끊임없이 올라오는 랜턴 불빛이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노래 'Stairway to Heaven'과 같이 마치 천국으로 오르는 영혼의 불빛 같다는 환상을. 산을 내려 오고서야 비로소 알았다. 2015년 보르네오 섬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6.0 이상의 강진으로 일출을 보고 이 산의 암벽지대를 하산하던 등반객 22명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그 중 18명은 싱가포르 학생들이라고 했던가.....기괴하게 생긴 너른 암반 위에 숱하게 널브러져 있던 수 많은 바위 덩어리들의 의미를. 정상 아래 산장에서 '정화시설이 파괴되어 식수 제공을 할 수 없으니 물은 사서 드시라'고 쓰인 안내문이 결코 얄팍한 상술이 아니었음을. 집채만한 바위덩어리들이 굴러 떨어졌던 암벽아래 위태롭게 서 있는 저 산장 사람들은 '사자들이 존경받는 산'이란 이 산의 이름에 따라 오늘도 그저 운명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아!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난 한 시간여의 추위(이는 너무 빨리 올라간 내 개인의 탓이 크다)를 견디며 마침내 맞이하는 그 일출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장엄한 구름의 바다 위로 자줏빛에서 검붉은 빛으로 그리고 짙은 노란 색으로 변하는 해의 빛깔과, 마치 저속 스피드의 카메라로 찍은 듯한 이동하는 구름의 무리들.........인간의 표현력은 이럴 때 왜 이리도 무기력하며, 카메라란 기계는 눈으로 보는 그 감성을 왜 이리도 충분히 재생해 내지 못하는가. 이튿날의 투어는 저녁 비행기를 기다리는 Killing Time의 성격이 강해 섬에 갇혀(?) 오후 네 시까지 견뎌내야(!) 하는 무료한 시간이었기도 하지만, 덕분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오는 바닷가 나무그늘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한가하게 책을 읽는, 평상시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어했던 바램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물론 그곳에 간 목적이 오로지 키나발루산 등정이었기에 다른 곳에는 별 관심도 없었던 성향 탓도 있지만......설악산 오색 - 대청봉 - 천불동 - 설악동 코스를 갈 수 있는 사람들은 충분히 갈 수 있는 코스. 등산을 즐겨하시는 분이나 사진이 취미인 분들에게 강추!!
평점
5.0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5
식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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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서*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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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12.17 |
안녕하세요 선생님 혜초여행 키나발루 담당 서택균대리입니다.
키나발루의 진솔한 상품평 소감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레킹을 하시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셨는지 머리속으로 그려집니다.
좋은산행이 되신거같아, 담당자로써 뿌듯한 마음이 들며 멋진 글 작성해주셔서 더욱 더 키나발루가
한층 더 멋진상품으로 거듭나는 기분이 듭니다.
동남아시아지역의 최고봉인 키나발루 산은 고산을 향한 첫입문코스입니다.
세계에는 많은 명산들이 있으며, 더 멋진행사로 다시한번 보답해드리고 싶네요.^^
항상 저희 혜초여행사는 선생님들께 보다 더 나은 행사가 되실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상품평 남겨주셔서 감사드리며, 혜초포인트 10,000점 적립예정입니다.
추운겨울 몸건강 잘 챙기시구요, 행복하고 건강한 산행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택균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