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살았던 집 마당에서는 멀리 북한산 인수봉이 보였다.
뜰에 앉아 책을 읽다 눈을 들어 북한산을 올려다보며 언젠가 저 산을 꼭 올라 보리라 다짐을 하곤 하였다.
어언 40대가 되니 산이 좋아졌다. 주말마다 산에 올라 국내 백대명산을 다 오르고 보니 해외 트레킹에 관심이 갔다.
차마고도에 관심이 많았고, 혜초여행사의 호평을 익히 들었던 터라 옥룡설산 트레킹을 만장일치로 선정하였다.
* 일정 :2019.2.13.~2.18.(4박6일, 아시아나항공)
- 인천공항에서부터 김상엽 인솔자와 같이 이동하여 매우 안심이 되었고, 성도에 도착하니 늦은 시간임에도 김철 가이드가 반겨 주어 기분이 좋았다. 호텔로 이동하여 내일을 위한 짐을 꾸리고 샤워를 하고 나니 피곤이 풀렸다. 호텔 시설은 좋았으나 샤워실이 유리부스로 되어 있어 친구끼리 간 우리는 서로 놀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성도에서 여강까지 국내선을 이용하였다. 이동시간 틈틈히 잠을 청해 체력을 비축하였고, 여강에서 만난 김종순 가이드는 선한 눈빛에 조용하고 정감있는 말솜씨로 트레킹 내내 설명에 빠져들게 하였다.
28밴드를 오를때는 말에게 배낭을 맡겼다.(50원) 천천히 뒤따라 오는 말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28밴드를 올랐으나, 겨우내내 감기에 시달렸던 나머지, 마지막 1밴드를 남겨두고 말에게 뒤지는 굴욕을 당했다.
옥룡설산을 옆에 두고 오르는 여정은 국내 산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의 웅대함을 눈앞에서 느끼게 하여 감동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벅차 올랐다.
숙소인 차마객잔에 도착하여 칭따오로 무사히 해냈다는 기쁨을 나누었다. 차마객잔은 기대했던 바 이상으로 깨끗하고 시설이 좋았다. 사방에 펼쳐진 옥룡설산에 기울어져 가는 노을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시간은 '이번 생은 성공이야'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할 정도로 넋을 빼놓았다.(이하 중략)
* 식사
- 차마객잔에서의 오골계 백숙, 화새 호텔에서의 저녁 만찬, 성도에서의 김치 전골과 저녁 코스 요리 등등 패키지 여행에서는 맛 볼 수 없었던 맛있고 신선한 요리들이 계속 나와, 김상엽 인솔자가 사준 술과 함께 분위기 좋은 식사 시간이었다.
잘 먹은덕분에 '먹사부'란 별명을 들어야 했다.
김상엽 인솔자가 만찬에 어울리는 중국술을 두 번 사주었고, 성도에서는 김철 가이드가 중국 차를 사주어 다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넘넘 감사했다.
* 가이드
- 이번 트레킹에서 만났던 가이드 세 분 이야기를 하고자 후기를 길게 쓰게 되었다.
출발하는 날까지 건강 검진 등 일정이 바빠 인천공항에 한 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나는 가는 내내 조바심이 났으나 김상엽 인솔자가 차분히 안내해 주었고,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멤버들로 뒤처지는 사람들을 격려해가며, 공원에서는 먹고 싶어하는 과일 당고를 사주고, 비가 올때는 세심하게 우산을 준비해주고, 여기 저기 뛰어다니며 세심히 배려해주어 정말 안스럽고 고마웠다.
김종순 여강 가이드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나긋나긋한 음성으로 편안하게 트레킹을 진행하였고, 짐도 들어주고 무슨 부탁을 하여도 잘 들어 주었다. 항상 건강하길 바라고 다음에 꼭 또 만나고 싶다.
김철 성도 가이드는 짧은 일정을 알차게 준비하여 금비 거리에서 알려준 야크 무침 요리는 지금도 계속 생각나는 환상적인 맛이었다.
변검쇼를 보러 갈때도 혼잡한 입구에서 우리 멤버들을 빨리 들여보내고, 좋은 자리에 앉혀주어 변검하는 신기술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물개 박수를 치고 나왔다.
* 숙박
- 첫날에도 짧게 나마 호텔에서 준비할 수 있게 해주었고, 차마객잔은 중국 전통적인 문양이 들어간 인테리어가 멋졌고, 2박의 화새 호텔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여강 시내 안에 위치해 있어 저녁에 나가 산책하거나 기념품을 구입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어 아주 좋았다.
* 마무리
- 이번 트레킹은 함께 한 멤버들부터 호흡이 잘 맞았고, 친절한 가이드 분들, 온난했던 날씨, 깨끗한 숙박 시설 등 뭐 하나 부족한 점이 없었던 트레킹이었다.
개인적으로 차마객잔에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감탄하며 보고 있을때 우연히 만났던 두 명의 대학생 배낭여행족들과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들에게 부족하나마 진심으로 해주었던 조언들...
여행은 이런 만남과 헤어짐이 있어 다음 여행이 또 기다려지는 것이리라.
옥룡설산 대공원에서 강풍에 흩날린 나뭇가지에 얼굴이 긁혓던 일, 또한 강풍 때문에 정상 트레킹이 취소되어 볼 수 있었던 소수 민족들 500명이 보여준 장예모 감독의 인상여강쇼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바램이 있다면 좀더 체력을 키워 혜초 여행사의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열심히 다니고 싶다.
무사히 안전하게 이끌어준 김상엽 인솔자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