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중 날씨운이 그렇게 나쁜편은 아니었으나 이번 홍콩 트레킹은 첫날 부터 기상 악화와 더위, 높은 습도 등으로 어떤 트레킹보다 저에게는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홍콩 트레킹은 여정 상 현지에 도착하여 식사 후 바로 트레킹을 시작하는 일정인데 도착하여 점심 식사 때 부터 트레킹 초입까지는 약한 빗방울이었으나 점점 심해져 강한 바람과 폭우, 천둥 번개까지 몰아쳐 몸을 지탱할 수 조차 없어 급기야 트레킹을 중단하고 하산하게 되었습니다.
봉황산 정상으로 진행하던 중 빗방울과 바람이 강해지고 하산하는 현지인들도 정상은 더 위험하다고 경고를 할 정도 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아쉬웠던 점은 현지 가이드의 안전에 대한 대처 능력이었습니다.
비바람이 심해지고 천둥, 번개가 머리위에서 부딪힐 때 현지 가이드에게 트레킹 중단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선두 몇명이 이미 앞서 있으므로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말만 들었고 급기야는 폭우로 인하여 트레일에 쏟아져 내려오는 흙탕물로 더 이상의 진행이 어려워 저희들 스스로가 트레킹을 중단하고 하산을 시작하여 후미 그룹을 보살피던 김 민아 대리님께 말씀드려 트레킹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혜초 여행사를 통하여 트레킹을 하시는 대다수의 분들이 안전하게 좋아하는 자연을 즐기고 삶의 활기을 찾으려, 또는 추억을 쌓으려 여행을 선택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제 귓가에서 천둥이 치고 제 옆으로 번개가 내리 꽂히는 상황에서 심지어 트레일로 쏟아지는 흙탕물과 비바람속에서 제 몸을 지탱해 주던 스틱이 피뢰침이 되지 않을까? 이 걸 던져 버려야 되나? 내 몸에 또 다른 금속은 없나, 내가 먼 이국에서 번개에 맞을 정도로 잘 못한 일들은 뭐가 있을까? 앞으로 착하게 살께요!! 등등 온 갖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을 정도의 급박한 상황이었으나 모두가 다행히 안전하게 하산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지 가이드는 자신의 미숙한 대처에 사과는 커녕 나중에 이런 것들이 추억이 될 거라고 하시더군요.
물론 결과론 적으로는 모두 안전하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고 무용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만약 사고가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트레킹을 예약 후 물론 혜초에서 올려 놓은 트레일에 대한 정보를 읽어 보거나, 블로그등을 통해 찾아 보기도 하지만 혜초만 믿고 따라오는 경우도 많으므로 그 날의 트레킹 진행 전에 트레일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도 아쉬웠습니다. 이로 인하여 빨리 걸으시는 어르신 몇분이 제대로 길을 잡지 못해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아니면 현지 가이드가 맨 선두에서 진행 속도를 조정해 주시던가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무사히 끝냈으니 앞으로 더 열심히 착하게 살아야 겠습니다.
많은 일들을 함께 겪으시며 같이 걸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고 언젠가 다른 길에서 또 뵙기를 기원해 봅니다.
다음 날의 트레킹을 위해 흠뻑 젖은 저희들의 등산화를 말리기 위해 그 많은 신문지 구해 주시고, 중간 중간 저희들 불만 사항 들으시느라 귀에 피나시고, 먼저 달아나버린 선두팀 찾느라 맘 졸이신 김 민아 대리님 정말 수고 많으셨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혜초 여행사를 믿고 여행을 하는 여행자의 한 사람으로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동네 뒷산에서도 길을 잃고 헤매면 위험한데 하물며 초행의, 심지어 언어 소통도 불편한 외국에서의 트레킹은 현지 가이드를 100 % 믿을 수 밖에 없으므로 높은 수준의 기준으로 선택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