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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의 세계를 엿보디- 마지막회
작성일 2013.02.27
작성자 김*수
상품/지역
트레킹히말라야


루크라 이륙 30분후,
비행기가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 활주로에 도착 하는 순간,
우리 모두는 ‘와’ 하는 함성과 함께 힘차게 박수를 쳤다.
문명사회로의 회귀, 산으로 부터의 탈출에 대한 환희였다.
이후 이틀 동안 우리는 문명사회의 단맛을 한껏 맛보았다.
12일 만에 처음으로 머리도 감고, 면도도 하고, 몸에 비누칠을 하며 목욕도 했다.
먹고 싶었던 맛있는 음식도 사 먹고. 폭신폭신한 침대 위에서 단잠도 잤다.
마치 고향 집에 돌아온 양 포근함과 안락감에 젖어... 그러나 그것은 오래 가지 못했다.
도시의 소음과 공해, 문명사회가 만들어 낸 악취는 우리가 탈출해 온 바로 그 세계를 생각나게 했다.
티 하나 없는 파란 하늘,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 순백의 산군들, 코 끝에 스쳐가는 맑고 깨끗한 바람,
따스한 햇살, 얼음 아래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평온함..
순수한 자연의 세계가 다시 그리워 졌다.
그리고 우리는 알았다.
우리가 다녀온 곳은 누구나 갈 수 있고 오를 수 있는 곳이지만,
아무나 갈 수 없고 오를 수도 없다는 것을.
또한 5천의 고지는 인간이 사는 세계가 아닌 신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이틀 후 우리 일행은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14박 15일간의 트레킹은 이렇게 끝이 났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언젠가 삶이 나를 괴롭힐 때, 외롭고 울적할 때, 히말라야를, 에베레스트를 다시 떠 올릴 것이다.
그리고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5천 고지를 힘겹게 넘어 등정에 성공한 칼라파트르를 기억할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원초적 본능이 되살아날 때,
또 에베레스트가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하면,
나는 네팔 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을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꿈속에서 에베레스트를, 히말라야를 만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