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와 칼라파타르 산행기 (1) |
---|---|
작성일 | 2013.03.26 |
작성자 | 최*호 |
상품/지역 | 트레킹히말라야 |
- 장엄한 자연 속에서 느림과 거침을 배우다 - 3월 1일 출발하여 15일간의 에베레스트 BC(Everest Base Camp) 트레킹을 마치고 여행짐 정리 후 책상에 앉는다. 여행 마지막 날 내준 숙제를 하기 위해서다. 평소 글이라고는 별로 써보지 못했는데, 숙제를 하자니 참 난감하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잔 소감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일행의 그 치열(?)했던 보름을 후일을 위하여 일부나마 “스케치”로 남겨놓는 것도 의미는 있지 않을까? 또 앞으로 저 높은 곳을 체험하시려는 분들께 혹시 귀동냥은 될 수는 있지 않을까? 아직도 귀에서는 고산에서 부터의 윙윙거리는 소음에 섞이어 히말라야 협곡 천만 길 낭떠러지의 거센 물소리가 들려온다. 짐을 풀면서 나온 “Top of the World"라는 칼라파타르에서 마주보고 찍은 에베레스트 주변 파노라마 사진을 본다. 이것을 위하여 12일 동안 백두산 이상의 고소를 132km나 숨을 헉헉대고 고소를 견디어 가며 걷고 또 걸었던 생각을 하니, 여러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그러나 단지 이 사진속의 풍광만을 보려는 것은 아닐 듯싶다. 난생 처음 세상에서 가장 높고 장엄한 곳을 보며 전율을 느끼며, 새롭게 내 자신을 뒤돌아보고 내 가족과 주변을 새롭게 살펴보는 소중한 기회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여행 중 네팔 사회의 단면을 보면서, 내 어렸을 때의 고단한 시절을 떠올려 초심을 다시 보는 부차적인 얻음(?)도 있지는 않았을까? 인솔자 분이 말씀하셨던, 신의 영역이라는 히말라야의 높은 공간 속과, 인간의 영역이라는 카트만두의 혼돈의 시간 속에서 말이다. 이번 우리 산행 팀은 모두 22명으로, 이 중에 17명은 에베레스트 BC와 칼라파타르(Kala Patthar)로, 나머지 5명은 도중에 갈라져 촐라 패스(Chola Pass)를 목표로 출발하였다. 참가자 연령은 대부분 50대 후반과 60대 초중반의 분들로서, 산이 좋아서, 속세를 잠시 떠나 보려고,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을 보며 자신의 젊음을 시험(?)에 보려고, 또는 “버켓 리스트”를 구현해 보고자 전국 각지(부산, 창원, 대구, 전주, 대전, 인천, 경기, 서울 등)에서 모였고, 이 중에 3쌍의 부부도 함께하였다. 또 안나푸르나 쪽 히말라야 산행 경험자 4∼5분도 동참하였다. 특히 이번 산행은 우리가 “황제 산행”이라고 불렀는데, 내 생각으로는 황제 산행까지는 몰라도, 조선시대 문헌에 따르면 가마꾼 없는 “원님 산행”에는 견줄 만은 할 것 같았다. 혜초여행사의 베테랑 산악가이드 임원이 직접 동행하여 전반적인 일정을 지휘하고 안내하였다. 또한 우리를 위한 셀파팀, 쿡팀, 포터팀 대규모 네팔 현지지원팀도 구성되어 산행을 지원하였다. 셀파팀은 우리말 소통이 가능한 셀파들을 고용하여 개인의 산행 속도에 맞추는 “맞춤형 안내”와 “체력 유지와 고소 대응”을 도왔으며, 쿡팀은 네팔 최고라는 한식 주방장이 매끼 다양한 “한식”으로 고소에서 입맛을 유지시켰고, 포터팀은 소 등을 이용하여 각자의 무거운 짐을 “Room-to-Room" 으로 제 시간에 옮겨 주었다. 이러니 사실 산행 짐이라고 해보았자 달랑 그날 입을 옷과 산행 중 먹을 간식만 꺼리만 넣어 가면 끝. (그러나 나중에 느꼈지만 내 몸이 그렇게 무거울 줄이야!) 산행 일정은 특별한 날만 제외하고 보통 6-7-8로 유지, 즉 6시 기상, 7시 식사, 7시50분 체조, 8시 출발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참고로, 이번 우리가 목표로 한 에베레스트 BC와 칼라파타르는, 동 부탄에서 서 파키스탄의 히말라야(Himalaya) 산군 2,500km에서도 가장 깊숙한 네팔 솔루쿰부(Solukhumbu) 지역으로 대략 30 x 35 km 면적의 산속이다. 중국 티베트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8000m급의 고봉인 초오유(Cho Oyu, 8201m), 푸모리(Pumori, 7165), 에베레스트(Everest, 8848), 로체(Lotse, 8516), 마칼루(Makalu, 8463)의 거봉들이 몰려 병풍처럼 경계를 둘러싸고, 네팔 안으로는 눕체(Nuptse, 7864), 로부체(Lobuche, 6135), 아라캄체(Arakam Tse, 6423), 촐라체(Cholatse, 6335), 타부체(Tabuche, 6495), 아마다블람(Ama Dablam, 6814), 캉테가(Kangtega 6783), 탐세르쿠(Thamserku 6618), 타르티카(Tartikha, 6186)와 콩데(Kongde, 6086) 등 6000m 이상의 높은 산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는 지역이다. 세상에서 가장 깊은 곳 중에 하나라고 할까? 사실, 에베레스트 BC는 에베레스트를 오르기 위한 전문 산악인들의 근거지로서, 정작 여기서 에베레스트는 보이지는 않는단다. 그 옆 칼라파타르를 올라야 비로소 에베레스트를 볼 수 있다. 에베레스트는 쉽게 자신을 내주지도 보여주지도 않는단다. 아마 그것이 우리가 이곳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일자 별로 주요 산행 일정과 간략한 소감을 적어 본다. □ 산행 준비 • 참가 신청과 대금 지급 후, 주최 측으로 부터 여행 일정표 및 지도, 준비물 목록, 카고백이 도착하였다. • 목록대로 준비물을 챙기고, 고소 추위에 대비한 우모복, 침낭, 보온병과 고소에서의 강한 자외선에 대비한 선글라스, 챙 넓은 카라반 모자, 썬크림, 립크림과, 물 없이 고양이 세면과 세족을 위한 물티슈 한통, 야간 행동을 위한 헤드랜턴, 상비약(다이아목스는 처방전 필요) 그리고 그곳의 열악한 전기사정을 감안하여 사진기와 스마트폰을 위한 여분의 배터리 여러 개를 챙긴다. • 옷은 카트만두의 초여름 옷부터, 산행시의 방수/방풍, 보온 자켓은 물론, 고소의 강추위에 대비한 한 겨울용 우모복과 바지, 기타 속옷과 양말을 다수 준비한다. 옷 짐이 많다. • 또한 여행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그간 다녀오신 분들의 글과 사진을 참조한다. • 준비물을 카고백에 넣고 달아보니 약 17kg으로 네팔 국내선 무개 기준에 맞는다. • 여행국인 네팔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하여, 국내 관련 서적을 찾아보았으나 품절이 되어 확보하기가 어려워, 주관사 홈페이지의 올라와 있는 네팔과 히말라야에 대한 자연 환경, 민족, 문화유산 등의 친절한 안내 글들을 찬찬히 읽어본다. • 물론 고산병에 대한 사항도 빼지 않고. 즉 가벼운 증상으로는 머리가 슬슬 아프고, 입맛이 떨어지며, 숨이 가빠지고, 어지럽고, 잠이 안 온다. 이러면 “그냥 견디어도” 된단다. 중증으로는 머리가 욱신거리고, 자고난 다음날까지 두통이 계속되고, 휴식시간에도 색색대고, 가슴이 답답하고, 구토하고, 온 얼굴이 퉁퉁 붓고, 소변이 적으면, “하산”해야 된다. 제발 이렇게 되지 않기를! • 사실 2주 동안 산행할 수 있는 체력과 특히 고소증이 염려되어, 수개월 전부터 일주일에 3∼4회씩 5∼10km정도의 달리기와 팔굽혀펴기 등, 다리 운동과 팔 운동을 해 왔다. 고소병은 남녀노소, 체력과는 무관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는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