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의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와 칼라파타르 산행기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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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3.26 |
작성자 | 최*호 |
상품/지역 | 트레킹히말라야 |
□ 제 14일 (루크라 → 카트만두) • 4시에 일어나 비행기 짐 꾸리기. 복장은 늦봄의 관광 차림으로 가볍게 하고 나머지는 모두 카고백에 넣는다. • 이른 아침 식사 후, 6시쯤 호텔을 나서서 근처 비행장 도착한다. 항공사 직원들 일일이 손으로 배낭과 짐을 검사한다. 공항은 카트만두 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짐을 붙이고 “③”자가 적힌 비행기표를 받는다. • 7시쯤에 카트만두에서 첫 비행기가 도착한다. 한 15분 후 짐과 사람을 싣고 왔던 1번기가 곧 이륙한다. 어제 기도도 하지 않았는데 오늘도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웬 걸 바로 카트만두 쪽 기상이 나쁘다고 2번부터는 대기하라는 안내다. 잠시 속으로 기도한다. 한 시간쯤 기다리니 다시 좋아졌다고, 2차 비행기에 우리 일진 10여명이 먼저 떠나고, 나머지는 30분 후에 출발. • 다시 한 번 공중에서 네팔 산하를 보면서 40여분 비행하여 국내 터미널에 도착. 공항버스는 사람 태우고도 한참을 서있더니, 우리 짐 실은 짐차를 뒤에 매달고 공항 밖에 내려놓는다. 여기는 벌써 초여름이다. • 대기한 전용버스를 타니 기사가 에어컨부터 킨다. 한국어가 유창한 한 가이드를 인솔자가 소개한다. 한국에서 5∼6년 동안이나 일했단다. • 그의 안내로 먼저 힌두교 사원인 파슈파티나트(Pashupatinahth)이라는 곳을 표 끊고 들어간다. 이 사원이 국교인 힌두교의 최대 성지란다. 이 나라는 인구의 80% 이상이 힌두교교 나머지는 약 10%의 불교와 약 5% 이슬람교도 신자. 이 사원은 바그마티 강변에 위치한 여러 개의 건물로 나누어 있으나 힌두교 신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단다. • 여기서는 힌두식으로 사람이 죽으면 여기 강가에서 화장을 하고 재를 뿌린단다. 왕족도 예외는 아니고 왕족 화장하는 장소만 강 위쪽에 따로 구분해 놓을 뿐이란다. 강변을 따라 20기의 화장대가 놓여있고, 강 맞은편에는 제례를 주관하는 힌두 사제들이 몸에 물감을 칠하고 제물을 앞에서 기도(?)를 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한 곳에서는 화장을 막 시작했는지 연기 나는 장작 더미위에 시신의 발이 보인다. 다른 한 곳은 화장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 유골 수습을 하고. 보고 있자니 인생무상이다! 사실 죽으면 한 줌의 재로 돌아갈 것을 왜 그리 아웅다웅 하는지! • 다시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가이드가 힌두교의 제례 풍습을 소상히 설명한다. 들어보니 우리 유교식의 삼우제와 탈상 같은 비슷한 개념이 이곳에도 있다. 여기서는 우리 삼우제가 13일로, 탈상이 1년으로 기간 차이는 있지만.. 그리고 최근 혼란스러운 네팔 정치 및 사회 상황도 덧붙인다. 참 어려운 시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 혼잡한 도로를 지나 이번에는 불교사원 보우드넛에 도착한다. 들어서니 4면에 부처님 눈이 그려져 있는 4각의 탑을 거대한 원형 돔 기단이 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그리고 기단 주위에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주로 불교 관련 상점이다.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불교식 배열인 듯하다. 기단 위로 올라 한 바퀴 시계방향으로 돌아본다. • 다시 복잡한 거리를 건너 버스를 타고, 호텔 근처의 스테이크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 호텔방에 짐 풀고, 최 선생과 시장구경에 나섰다. 시장에 사람은 많고 물건은 적고, 특히 공산품은 보기에도 좀 열악하다. 2시간 정도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 저녁에 버스타고 네팔전통식당으로 이동한다. 정원 있는 큰 건물 속에 우리와 같은 좌식 방으로 안내한다. 방머리에 조그만 공연장 같은 것이 있다. 네팔음식은 한 가지씩, 한 가지씩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단다. 그 특유의 “느림”이 여기서도 발휘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네팔여행 경험 있는 일행분이 특별히 빨리 달라고 요청해 두셨단다. 그래서 그런지 좀 느리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내오는 속도를 맞춘다. • 좀 있자니 악사가 들어와 네팔 고유의 악기를 연주한다. 좀 구슬픈 곡이다. 이에 맞추어 남녀가 어울려 전통 춤을 춘다. 역시 느리다. 끝날 즈음 공작 모양의 탈을 쓴 무희가 나와 입, 아니 손을 벌린다. 애교스러워 공작 입에 1달러 지폐를 물린다. • 호텔 귀소 후, 동료 몇 분과 마지막으로 카트만두 밤거리 구경에 나선다. 날씨는 선선해져 상쾌하다. 낮 동안 넘쳐나던 사람도 적고. 그런데 밝은 호텔을 나서자마자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거리다. 불 켜진 상점도 몇 되지 않는다. 그것도 이곳의 명동이라는 호텔 주변에만 몇 집 일 뿐. 전기, 전기, 전기... • 되돌아오는데 길 건너 환하게 불켜진 집에 들어가니, 옥상에 노천카페가 있다. 최 선생과 매운 칠리 모모에 맥주를 한잔하고, 머릿속으로 여행을 정리해 본다. □ 제 15일 (카트만두 → 인천) • 오늘은 여행 마지막 날이다. 항공으로 붙일 짐을 단단히 싸 놓고, 7시 호텔 식당에서는 채소가 부족한 부페식 양식. 8시 반 로비에서 전날 주문한 간단한 물건을 받아 카고백에 넣고, 전용버스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재인 카트만두 덜발 광장을 보러 나선다. • 가이드의 카트만두 덜발 광장의 역사, 쿠마리의 전설 이야기가 흥미롭다. • 덜발 광장으로는 차가 못 들어가니 강 건너편 길에서 내려 걸어가야 된단다. 복잡하고 먼지 나는 덜컹 도로를 따라 강변 다리 근처에 차를 댄다. 강에서 나는 악취에 모두 코를 막는다. 코 막고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치며 비좁은 다리를 건너 언덕으로 오르니, 덜발 아니 왕궁의 마당이다. 왕궁건물은 주로 나무로 지워지고 약 200∼300년 전에 지었다고 하는데 아직 건재하다. 비둘기가 참 많던데 그 오물에도 잘 버티나 보다. • 가이드가 한 건물로 우리를 인도한다. 이곳이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가 거처하는 “쿠마리 궁”이라고. 들어서니 내부에 조그만 정원이 있는 3층쯤 되는 건물 위에 한 남자가 창가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가이드가 어서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그래야 사진을 다 찍은 다음, 쿠마리가 잠시 얼굴을 보여준단다. 쿠마리를 찍으면 야단난다. 어수선하게 사진을 찍고 조용해지니, 눈가에 짙은 화장을 한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잠시 얼굴을 보인다. 거의 표정도 없이. 이 살아있는 여신에게 왕이고, 총리고 모두 무릎을 꿇고 축복을 빈단다. 신, 인간, 종교, 풍습, 전통, 미신, 장사 ... 여러 단어들이 잠시 머리를 스친다. • 사원에서 나와 덜발 궁전내 전시관을 둘러본다. 사진기는 물품보관함에 두고 가라고 한다. 전시된 것은 전 왕과 왕족 관련 개인 물품과 그들 잘 나갔을 때의 사진들이 주였다. 30여분 돌아보자니 갑자기 불이 꺼져 천지가 암흑이다. 미로에서 길을 간신히 찾아 왕궁 건물 밖으로 나온다. • 궁 근처에는 3륜 자전거 인력거 주차장이 있다. 여기에 두 사람씩 타고 타멜 거리로 이동한다. 12시까지 쇼핑 시간이란다. 근처를 돌다 책방에 들어가 에베레스트 관련 책을 몇 권 샀다. 현 쿠마리 사진이 새겨진 냉장고 스티커 자석도. • 전용버스타고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 시내와는 딴 세상인 고급 주택가가 있다. 이 곳 일식집에서 마지막 점심을 한 후 공항으로 직행한다. • 공항도착. 전용버스에서 짐을 내리는데 뒷 트렁크문이 열리지 않아 모두들 애쓴다. 롯지에서 거의 매일 겪었던 자물쇠 열쇠 문제의 재현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산업이란 무릇 기초가 튼튼해야!” 함을 다시 느낀다. 어찌하여 간신히 열고, 개별 짐을 받아 출국 수속을 밟는다. 짐 부치고, 길게 늘어서 출국신고를 한 후, 여러 번 안전검사를 마친 후에 비로소 귀국길에 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