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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작성일 2009.05.18
작성자 권*혁
상품/지역
트레킹


저녁이 다 되서야 씨엠립에 도착을 하고보니 버스터미널과 시내가 조금 떨어져 있어서 뚝뚝을 타지 않으면 안되겠더라구요. 다행히도 뚝뚝 드라이버들이 알아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말만 잘하면 게스트하우스까지 공짜로 태워주기도 합니다. 뚝뚝드라이버들과 게스트하우스들이 연결이되서 손님을 데려다주면 커미션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역시 얼떨결에 게스트하우스까지 공짜로 뚝뚝을 얻어타고 도착을 했는데 너무 늦게 도착했는지 싱글룸이 다 Full 이라고 했습니다. 몇군데 다 다녀봤는데 10달러이상씩하는 방말고는 없더군요.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다른 게스트하우스로 이동을 했는데 거긴 도미토리가 있는데 1달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가보았죠. 도미토리는 8개의 매트리스가 놓여있고 모기장이 그 위로 각각 매달려 있을뿐 썰렁했습니다. 그래도 하루밤 대충 자고 내일 방이 나오면 옮길 생각을 하고 그냥 하루 묵기로 했습니다.

도미토리에서 맘씨 좋은 독일 친구를 만나서 앙코르 와트도 함께 여행하기로 했죠. 사실 혼자서 그 커다랗고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앙코르와트 유적군들을 둘러볼 생각을 하니 걱정도 되고 가격도 부담이 되었는데 독일 친구를 만나 함께하게되서 무척이나 다행이였습니다.

그래서 우린 다음날 방을 옮긴 후에 하루는 전 푹쉬고 그 친구는 톤레삽 호수를 다녀온 후 그 다음날부터 3일간 툭툭을 타고 앙코르와트를 여행하기로 했습니다.(3일 툭툭 이용시 대체로 50달로로 2명이 분담해서 지불을 하지만 우린 드라이버에게 45달러로 흥정을 해서 둘이서 분담할수 있었음) 앙코르와트 유적군은 입장료가 1일권은 20달러이고 3일권은 40달러이고 일주일권은 60달러이기 때문에 우린 3일권을 구입해서 3일간 천천히 둘러볼 생각을 했죠.

대체로 뚝뚝 드라이버들이 알아서 1,2,3일 코스를 데려다 주기때문에 앙코르와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크게 걱정은 안해도 되었습니다. 저희는 첫째날은 앙코르와트 사원-앙코르톰(바이욘사원,코끼리테라스)-타케오사원-타프롬사원-프놈바켕사원+일몰을 감상할수 있었고 둘째날은 앙코르와트+일출-프레아칸사원-타솜사원-이스트메본사원-프레룹사원-반테아이크데이사원, 셋째날은 반테아이스레이사원-롤루스그룹(바콩사원+프레아코사원)-바이욘사원+일몰을 보았습니다.

앙코르와트는 너무 방대하기때문에 사원별로 하나하나 설명을 드릴 순 없지만 대체로 앙코르와트와 바이욘사원, 반테아이스레이 사원은 벽에 새겨진 정교한 돌조각들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였고 바이욘사원은 너무나 독특해서 저희가 가장 좋아하게된 사원이라 마지막날 그곳에서 일몰을 기다려보기도 했습니다.

해질녘 붉게 물든 바이욘 사원 역시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타프롬 사원과 프레아칸사원 역시 마치 인디아나 존스가 된 기분이 들 정도로 조금 기묘한 기분이 들고 사원 내부 곳곳에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던 사원 벽과 건물 사이에 자라고 있는 거대한 나무들로 무척이나 인상적인 사원입니다. 타프롬은 특히나 숲속에 위치하고 있어서 숲속을 헤쳐나가다가 우연히 오래된 사원을 발견하게된 인디아나 존스가 된 기분이랄까.. 그리고 타케오 사원이나 이스트메본, 바콩 사원은 마치 텔레비젼에서 보았던 남미의 마야나 잉카 문명의 영향을 받은 사원처럼 산처럼 아주 높고 그 거대함에 인간의 존재가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원들을 봐와서 조금은 사원에 질려 있는 저에게도 앙코르와트는 신선하고 위대한 사원이였습니다. 힌두사원이였다가 나중에 불교도들이 들어와서 부처를 조각하게되서 사원 형태는 여전히 힌두스타일을 많이 고수하고 있어서 조금은 인도의 카주라호에서 보았던 힌두사원군들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역시나 앙코르와트는 크메르인들의 독특한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멋진 사원이였습니다.

씨엠립에서 그렇게 멋지고 근사한 사원들을 구경하고 나니 이제 더이상 사원은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독일 친구가 북쪽에 다른 사원들을 더 구경하자는 제안을 했을때 그냥 프놈펜으로 이동하고 싶다고 쉽게 대답을 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프놈펜으로 이동해서는 슬픈 캄보디아의 역사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수 있었습니다. 킬링필드와 투올슬렝(고문 박물관)에서요.. 킬링필드에는 수많은 학살된 두개골들이 전시되어 있어 솔직히 그렇게 많은 두개골들이 정말 사람의 두개골들일까 하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그리고 뒷편으로는 그 사람들이 뭍혔던 공간들이 여러개의 구덩이들로 자리하고 있었구요.

하지만 더욱 가슴이 아팠던 것은 투올슬렝 고문 박물관에서였습니다. 그곳은 원래는 여자 고등학교였지만 1970년대 당시의 독재자 폴포트정권에 의해 무고한 캄보디아인들을 고문하고 학살한 잔인한 비밀감옥이였습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당시에 사용된 고문도구들과 감옥의 모습 그리고 수용되었던 사람들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수용된 사람들중에는 갓난아이에서 노인들까지 연령제한이 없었고 아이를 앉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처형되기전 어머니의 사진이 무척이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감옥은 무척이나 좁았고 벽에는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이 설치되기도 했습니다. 고문을 하는 방법도 무척이나 다양했고 마치 앙코르와트 벽화에서 보았던 지옥의 모습을 현실로 만들어 놓은듯 했습니다. 폴포트정권은 나중에 보복을 두려워해서 갓난 아기들까지 잔인하게 죽이기도 했습니다. 갓난아기를 하늘에 던져 총을 쏘아 죽이는 그림이 마치 사람이 저런일을 했을까 할 정도로 믿기지 않았습니다.

투올슬렝은 솔직히 잘 모르고 그냥 방문을 했지만 독일 친구가 그전에 방문한적이 있어서 무척이나 추천을 해주어서 우연히 방문을 했었는데 제 캄보디아 여행중에 앙코르와트 만큼이나 크게 인상적인 곳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캄보디아 남쪽의 해안가에 위치한 켑과 캄팟을 여행하면서 바닷가에 몸도 담그고 래빗아일랜드에서 아름다운 애메랄드 바다도 감상하고 다양한 바다 요리도 먹으며 오랜만에 휴양을 한것 같습니다. 켑은 서양 여행자들이 휴양지로 많이 찾는 곳이라 솔직히 숙박이나 음식값은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편히 쉬어가기엔 참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입니다.

그리고 저는 프놈펜으로 돌아와서 베트남비자를 받아서 지금은 이렇게 베트남 사이공에 와 있습니다. 사실 베트남은 한국인은 15일간은 무비자로 체류를 할수 있지만 제가 얼마나 체류하게 될지 알수 없어서 프놈펜에서 1달비자를 신청했었는데 사진1장과 35달러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저는 대사관에서 직접 신청을 해서 35달러를 지불했고 나중에 알게된 것이지만 프놈펜 시내에 럭키럭키(lucky lucky)라는 오토바이대여점안에 여행사에서 비자대행을 해주는데 33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기만 하면 됩니다. 럭키럭키는 론니플래닛에도 소개된 유명한 오토바이대여점이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비자는 특이하게도 제가 입국할 날짜를 적어야했고 비자에 그 날짜기 찍히면서 그 날짜 전에는 입국이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사실 캄보디아에 한달을 체류하겠다 생각을 하고 베트남입국날짜도 그렇게 적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베트남으로 이동하게 되서 날짜를 변경해야 했습니다.

날짜 변경을 위해서 럭키럭키 여행사에 24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결국 베트남 비자를 다시 받았는데 혹시나 베트남을 한달정도 여행하실 분은 반드시 신중하게 날짜를 선택하시는게 저처럼 이중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듯합니다.

사실 15일 무비자로 갔다가 비자를 연장하는게 어떨까도 고민을 했지만 베트남 출입국 직원들이 무척이나 까다로워서 15일무비자로 입국하면 연장을 거의 안해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래 여행하실분은 미리 비자를 받아가는게 낫습니다.

그렇게 저는 어제 프놈펜에서 베트남 사이공까지 운행되는 메콩익스프레스 국제버스를 타고(12달러) 메콩강을 건너 6시간을 거쳐 이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사이공에 어제 오늘 도착해서 대충 둘러보니 무척이나 큰 도시고 어딜가나 그 명성그대로 오토바이가 길에 한가득합니다. 심장약하신 분들은 아마 도로를 건너시기 많이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곳도 한류 열풍이라 한국드라마를 보고 있는 아줌마들도 많이 보이고 신기한게 롯데리아가 참 많습니다. 베트남 언니들이 한국음식이 먹고 싶으면 롯데리아를 찾는다고 할 정도로--;;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은 다른 태국이나 라오스,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시아계 사람들보단 중국사람에 더 가깝게 생겼고 베트남 언니들은 요즘 다들 얼굴이 하얗게 되는 크림을 바르고 다녀서 그런지 별로 얼굴이 까만 언니들이 없습니다. 사이공만 그런건가.. 그리고 중국인들도 많이 살고 있어서 차이나 타운도 있고 중국 한자가 쓰인 간판들도 많이 보여서 마치 상해나 베이징에 온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제 저의 마지막 여행지인 베트남 여행만 마치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베트남은 북부쪽이 더 멋지다고 들어서 마음이 자꾸 사파나 하롱같은 북부지역쪽으로 가 있기도 하지만 대도시인 사이공에서 잘사는 베트남의 현재의 모습도 느껴보고 싶기도합니다. 베트남은 라오스나 캄보디아를 여행한 친구들에게 들어보면 무척이나 발달된 나라라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그냥 선입견에 베트남은 못사는 나라라고 늘 무시했던게 이곳 사이공에 와서 보니 무척이나 무지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