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제목 [카자흐+키르기즈] 천산 하이라이트 9일
출발일 2025.07.25
작성일 2025.08.03
작성자 구*수
상품/지역
트레킹몽골/키르기즈/카자흐

지난 겨울 제주 올레길에 머물렀던 4일이 너무 좋아서 트레킹 상품을 찾던 중 혜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왕이면 해외에서 문화상품을 보기보단, 좀 걸어보자는 생각이었지요.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라는 아라콜 패스를 가고 싶었지만, 저질스러운 체력과 다친 무릎이 걱정되어 좀 더 쉬운 코스를 골랐습니다. 이동시간이 좀 많아보이는 단점은 있었지만 다양한 곳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보이더군요.

카자흐에서의 3일. 도심에서의 좋은 숙소에서 묵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콕자일라우 트레킹은 겨우(?) 2250m 고지였지만 숨은 턱턱 막혔고, 계단도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내리막 하산은 다소 공포스러웠지만, 운동화 하나에 거침없이 뒷산처럼 오르는 현지인을 보면서 엄살 떨지 말자는 다짐을 하며 내려왔습니다. 덕분에 스틱 사용법을 제대로 배웠네요. 아, 행동식으로 먹었던 도시락의 김치는 예술이었습니다.

샤린 캐년 국립공원의 협곡은 그랜드 캐년같은 풍경이더군요. 사람들이 덜 가는 길을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 사막에서 사는 쥐와 메뚜기 한 마리 잡아서 뛰어가는 도마뱀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디를 찍어도 인생사진을 건질 것만 같은 그 곳. 생경한 풍경에 후덥지근한 열풍까지. 작은 규모라서 실망할지도 모른다고 어딘가에서 읽었지만 처음 겪어보는 이런 경치도 제게는 큰 사치였답니다. 가장 아래까지 도착하면 만나게 되는 시원한 강물은 땀을 식혀주는 오아시스 같았습니다.

나무가 살짝 올려진 카인디 호수와 계곡 사이 코발트 색깔의 콜사이 호수. 호수로 가기 위해 걸었던 초원 트레킹은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시원함을 줍니다. 크게 소리라도 치고 싶은 그 청량함이 다시 생각나네요.

카자흐에서 키르기스스탄으로 국경을 걸어서 넘어가는 경험도 재미있었습니다. 눈 바로 앞에서도 출국과 입국의 절차가 다시 지루하게 진행되더군요. 우리나라라면 빨리 빨리를 외치겠지만 그들 특유의 여유로움. 국경을 넘나드는 고양이의 움직임이 부럽습니다.

이 여행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알틴아랴샨의 유르트 체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밑에서 걸어서 6시간 동안 올라가는 코스는 도저히 엄두가 안나더군요. 우리 팀 일정은 특수 개조된 차량으로 올라가는 방법.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2시간 가까이 덜컹거리는 산길과 깍아지는 듯한 절벽으로 올라가는 경험은 누군가에겐 매우 흔들거림을 제게는 롤러코스터 타는 짜릿함을 주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미 카인디 호수로 갈 때 푸르공에 적응했다 했지만, 이건 거기에 비할 수준과 시간이 아니더군요. 이런 경험 또 언제 하겠습니까? 하하.

정상이 아닌 중간 기착지에 세워진 유르트에서 보낸 하루밤. 그 근처에서의 트레킹을 통해 2500미터의 고산지대 생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생뚱맞게 있었던 유황온천에서의 30분도 특별했습니다. 캠프파이어 속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기대했지만, 날이 다소 흐려 몇 개 못 찾아본게 아쉽습니다. 다른 팀들은 여기서 1박하고 다시 위로 올라간다고 하네요. 3900m나 되는 정상은 결코 쉽게 찾아오지 않는 듯 합니다. 고작 2500m에서 약간 숨이 가빠오고 머리에 식은 땀이 나는 증세는 좀 불편했습니다. (물론 5분 정도 쉬는 괜찮더라구요. 이거랑 비슷한게 고산병이라면.. 3000m 너머서는 엄두가 안나네요.)

카라콜에 있는 스키장 리조트에서 1박도 좋았습니다. 풀장과 사우나도 이용할 수 있었고, 높다란 전망대를 스키장 리프트로 올라갈 수 있어 편하고 아찔 했습니다. 저게 과연 잘 움직일까 걱정했는데 아무런 걱정이 없었습니다. 유르트에서는 써먹지 못한 경량패딩을 이 날 입었어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정상은 매서웠습니다. 무방비로 버텨야 하는 리프트 특성에 약한 비까지 내려 제법 쌀쌀했지요. 하지만 3040m의 전망대에서 눈에 쌓은 카라콜 피크를 눈에 담는다는 건 뻥뚫린 상쾌함도 함께 딸려오는 거더군요. 날씨마저 어쩜 우리를 그렇게 도와주는 지. 리프트 탈 때 점차 잦아들던 빗줄기는 정상에서는 살짝 파란 하늘마저 허락했고,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는 도중에 스며들던 먹색 구름들은 차에 타자마자 이내 굵은 비로 변해버렸습니다. 아마도 우리 일행중에 날씨 요정들이 있었나 봅니다.

이식쿨 호수에서 탄 유람선은 우리 팀만에게 허락된 터라 아주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들 타이타닉을 흉내내도 좋을만큼의 여유로움이 넘쳤지요. 미리 알았다면 호수 한 가운데에서 주는 휴식시간에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보고도 싶었습니다. 다만, 수온이 따뜻하지는 않았을거라.. 그냥 생각만 하는 걸로.

촐폰아타 리조트는 휴양지 답게 잘 꾸며진 정원과 풀장, 해변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늦은 시간이 아니라면 해변 정도는 아니 풀장 정도는 도전해 볼만도 했는데, 중간에 들렀던 종교박물관과 암각화공원도 훌륭했기에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대신 저녁 야경은 실컷 즐겼습니다. 호숫가에서 사람도 많지 않고 한가롭고 여유있게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건 커다른 행복인 것 같습니다. 분위기 있는 노래하나 들으면서 같이 걷던 그 데크길이 생각나네요. 거기에 하나 둘 밝혀오는 가로등까지.

마지막 날 이 나라의 수도라는 비슈케크에 도착했지만 너무 막혀서 공항까지 이동하느라 허겁지겁한게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빅토르 광장에서의 꺼지지 않는 불꽃과 아버지, 남편,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동상은 짠한 마음에 눈시울이 시큰해졌습니다. 너무 많은 동상들이 조금은 질렸었는데 여기에선 안 그렇더라구요. 아니면 우리 가이드 티마가 설명을 잘해줬을지도.

일정이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매번 쓰지는 못했지만, 매일마다 훌륭한 숙소에 (처음에는 에어컨을 찾았지만, 점점 지나면서 왜 에어컨과 냉장고가 부족한지 이해했어요.) 맛있는 식사, 그리고 대표님과 함께 한 일정의 행운에 제공된 맥주와 신선한 과일들까지. 정말 2000원짜리 수박은 매일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았습니다. 차량도 넉넉하게 배정해 줘서 쾌적했습니다. 고마운 젊은 가이드들과 이사님까지. 맛있는 현지식이라도 슬슬 물릴 때가 되었을 때 몸보신차 먹을 수 있었던 한식들은 여행을 즐길 수 있었던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쉬움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특히나 한국과 같은 선진국과 그 나라의 인프라를 비교한다는 건 격이 맞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아직도 화장실 갈 때마다 돈을 내야 하고, 무료로 들어간 화장실의 그 위생상태에 놀랬던 일을 생각하면, 매번 깨끗한 화장실을 섭외해서 일일이 돈을 지불해주었던 혜초의 배려가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여행이 편하게 아닐까요?

그리고 그 먼 이국에서 열심히 살고 계시는 한국인들. 참 반가웠습니다. 콜사이 프레시티즈 호텔에서 뜨겁게 환대해 주신 안주인. 그리고 예쁜 따님. 덕분에 전통의상도 입고 재미있는 추억도 남겼네요. 이국땅에서 먹었던 능이백숙은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리필을 계속 권하시던 사장님 감사합니다. 비슈케크에서 만난 구수한 김치찌게와 그 맛을 만드는 어르신의 구수한 말씀.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절로 애국심, 동포애가 느껴지는 순간이 아닌가 했네요.

이제 나이가 먹긴 먹었나 봅니다. 매번 자유여행만 다녔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함께 즐기는 이런 여행, 나쁘지 않네요. 낯선 마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글을 쓰고 사진을 정리하면서 동영상을 보는 이 순간에도 벅찬 마음이 가득합니다. 함께 해서 너무나 즐거웠던 여행친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대표님의 이야기도 너무 감명깊었습니다. 조금만 더 젋었더라면 혜초라는 여행사에 제 꿈을 투자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모든 여행을 함께 기획하시고, 노력해 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좋은 추억을 밑거름 삼아 몇 달 잘 지내보겠습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 몽글몽글 생기면 이 곳을 다시 찾겠지요. 언젠가 다시 만날 인연들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평점 5.0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5 식사5
정보
작성자 김*훈
작성일 2025.08.04

안녕하세요 선생님.

 

중앙아시아 트레킹 팀입니다.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를 제대로 만끽하고 여행 잘 다녀오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좋은 상품평에 감사드리며

혜초여행은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행을 지속적 개발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혜초여행을 찾아주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